꽃을 삼킨 붕어
스포츠사진전문가 이주희
집안 내력으로 눈매가 작고 날카로워 눈의 모양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요즘은 성형 수술이 대세지만 수술은 생각지도 못한 때가 있었다.
그런 모습을 지금까지 참아내고 있다. 단지 눈에 힘만 빼고 미소를 머금으며 부드럽게 만들려고 노력중이다.
아내가 아이를 가졌을 때 아이의 눈이 집안 유전자를 닮으면 어떻게 하나 고민을 하던 차에 예쁜 붕어를 잡아 고아서 먹으면 눈이 예뻐진다는 말을 듣고 사진부 당직 1명만 빼고 모두가 낚시를 하러 갔다. 막걸리에 매운탕 거리를 준비해서 경산 자인으로 달려갔다. 물 반, 고기 반이라던 선배의 말은 간데없고 난데없이 가물치만 걸려들었다.
몸통부분이 짙게 얼룩이 지고 힘이 장사였다.
그런데 이놈도 집안 내력을 닮았는지 그렇게 예쁘지는 않았다.
잡은 가물치를 배분하고 집에 달려와 가물치를 고기 시작했다. 영문도 모르는 집사람은 비린내가 난다고 먹기를 거부하고...
푹 고은 가물치로 보신을 한 후 아이가 태어났다.
전주 전국체전 취재로 인해 아이와는 일주일 후에 부자 상견례를 가졌다.
가장 먼저 들어오는 모습이 이마의 주름과 두툼한 눈매였다.
아. 가물치 곰국을 마시지 말아야 했어.
어떻게 구하던지 눈이 예쁜 붕어를 구했어야 했어...
후회막급인 기억이었다.
그런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어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다.
살구꽃과 새싹들로 북적해진 두류도서관 정원에서 현장 촬영수업을 가졌다.
주제는 마음을 비우고 사물을 형상화 시켜보는 것이었다.
빛을 이용해 카메라의 촬영 각도에 변화를 주면 사물에 형상이 주어진다는 것을 시범 보였다. 배롱나무가지를 이용해 누드를 형상화 시키고 주변의 옹이진 나무를 가지고 붕어를 선보였다.
각도에 따라서 동그란 옹이진 부분이 붕어의 벌린 입으로 나타나고 은근히 감은 듯 오므린 두 눈이 무언가 찾는 느낌이었다. 주변의 살구꽃 가지를 잘라 붕어의 벌린 입에 물렸다.
한 결 이미지가 돋보였다.
SONY DSC-H7 콤팩트 카메라를 이용했다.
감도 ISO 800, 셔터스피드 1/800초, 조리개 f3.2, 노출보정 -1/3Stop, 8백만 화소로 촬영했다.
수강생 중에 한명은 용궁의 붕칠이가 육지에서 화사한 봄꽃을 찾아오라는 용왕님의 밀명을 받고 두류공원에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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