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촬영 기능연습

[스크랩] 사진 잘 찍는 법 기능 연습 6 셔터챤스 - 연꽃에 대하여

jungbo(仲甫)중보 2013. 2. 4. 22:43

사진 잘 찍는 법 기능 연습 6 셔터찬스 - 연꽃에 대하여

스포츠사진전문가 이주희

 

카메라의 셔터는 언제 누를 것인가.

노출과 노출보정, 그리고 구도 잡기가 끝이 나면 언제나 고민하는 상황이다.

정지된 피사체는 고민을 덜어 줄 수도 있지만 움직이는 피사체는 어색하고 어렵기만 하다.

그러나 사진은 에너지 파장이다.

피사체를 바라보는 촬영자의 마음이 움직이면 그 자체가 셔터찬스가 되는 것이다.

서로가 동()하여 통하였을 때가 가장 적기의 셔터찬스가 된다고 본다.

여기에다가 촉을 예민하게 살려보면 셔터를 누르는 순간 피사체와 마음의 감정이 교감되어 등골이 서늘하게 소름 돋는 장면을 만날 것이다.

그 한 장면에 촬영자들은 죽고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진을 만들 때, 마음으로 촬영을 하면 피사체의 미세한 떨림과 흔들림, 심지어 숨소리까지 느낌을 가지게 된다.

결국엔 피사체의 표정 하나 하나에 감정을 담아, 피사체의 움직임에 따라 셔터를 눌러주면 교감이 일어나지 않을까?

그렇기 위해서는 카메라 파인더를 들여다보면서도 파인더 밖의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쪽 눈을 감고 피사체를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두 눈을 뜨고 상황을 살피는 것도 좋은 촬영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때가 때인 만큼 전국의 저수지와 연밭에 연꽃이 만발하고 있다.

연향은 바람결에 문득 묻어나서 좋다.

진하지 않아서 좋고, 약하지 않아서 좋다.

어깨너머로 왔다가 코밑으로 사라지는 찰나라서 좋다.

연 밭에는 발자국만 남기고 가래서 좋다. 추억은 가슴에 담아 사진으로 담아 두는 것도 한 방법일 테니까.

연꽃을 촬영할 때는 먼저 연꽃의 생김새를 관찰하자. 처음 피는 연꽃은 향이 좋고 싱싱한데 모양이 좋지 않다. 이틀째 피는 꽃은 모양이 현란하면서 향이 강해 많은 벌들을 유인한다. 새벽부터 정오까지 꽃잎이 벌어져 오후부터는 다시 꽃잎을 닫아 버린다.

만개한 연꽃을 촬영하기위해서는 오전에 집중적으로 촬영을 하고, 입을 다문 꽃봉오리에 태양을 걸고 촬영하려면 저녁시간이 좋다.

특히 해가 뜨면서 촬영을 할 때는 습기를 많이 머금기 때문에 연잎과 꽃잎에 물방울이 맺힌다. 이것도 오전 10시가 되면 뜨거운 태양이 증발시켜 버린다. 밋밋한 사진이 되어 버린다.

물방울과 이슬이 마르기 전에 여러 가지 현상들을 부제로 촬영을 시도해 본다.

특히 밀양 부북면 밀양연극촌에 조성된 연 밭은 물이 풍부하고 습기가 많아 청개구리가 집단적으로 서식하고 있다. 해가 뜨면서 자연스럽게 연꽃과 연잎에 올라앉은 청개구리가 꽃과 한 몸이 되어 절경을 이룬다.

살아있는 향을 뿜는 생명체위에서 숨 쉬는 생명체가 카메라를 쳐다본다.

거리상으로 위협적이지 않음을 알고 눈만 껌벅 거릴 뿐 미동을 않는다.

순간, 꿀벌 한 마리 매섭게 날아든다.

작은 변화가 일었다.

연꽃 위에서 태양 광선을 즐기던 청개구리가 잽싸게 꽃 봉우리 밑으로 몸을 숨긴다.

살짝 부는 바람에 연꽃도 흔들린다.

숨었다 싶었는데 꿀벌이 다시 날아든다.

청개구리는 즉시 몸을 밀착 시키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왼쪽으로 몸을 뺀다. 움직임이 본능적이다. 천성이 게으른 탓에 오른발은 아직도 꽃잎에 빨판을 고정 시키고 있다.

윙윙거리는 꿀벌이 날아가니 다시 몸을 오른쪽으로 당겨 제자리 잡는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눈을 감는다.

청개구리가 꿀벌을 피해 왼쪽으로 몸을 피하는 순간 청개구리의 눈동자를 보았다.

반짝이는 모습이 경계의 눈빛이었고 자신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안도의 눈빛이었다.

이날 꿀벌은 청개구리를 공격했을까요?

아니면 꿀을 찾으러 지나갔을 뿐일까요?

 

감도 ISO 200, M모드, 1/1250, f5.0, 4700캘빈온도로 화이트밸런스를 조절했다.

 

돌아오는 내내 생각이 머물렀다.

꿀벌은 정말로 청개구리를 공격했을까?

 

 

 

 

출처 : 열린사진공간
글쓴이 : jule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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