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잘 찍는 법 촬영 실제 13 하레이션
스포츠사진전문가 이주희
가을의 끝자락을 잡는 마음은 한결 같다.
햇살이 짧다.
짧아도 무지 짧다.
급하다는 느낌이다. 태양의 몸놀림도 급하다는 것이다.
입동, 소설이 지나면 시골은 겨울로 접어든다.
아침 먹고 돌아서면 점심 먹을 시간 없이 저녁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하늘에 곡선을 깊게 그리던 태양의 발길도 앞산으로 낮게 드리운다.
대설과 동지를 앞두고 낮 시간의 단축은 눈에 보이게 더할 것이다.
멀리 산허리에서 밀려오는 찬바람은 머리에 털모자를 쓰게 만들고 목도리로 옷깃을 여미게 한다. 무를 묻을 구덩이를 판다. 김장을 걱정하고 배추를 손질한다.
의성 사곡 화전2리 숲실마을이다.
11월 말 절기상 소설. 오후 3시30분의 햇살이 매서운 바람에 날려 나간다.
나무마다 매달린 빨간 산수유는 강한 바람에 이리저리 후두둑 떨어진다.
농사 끝내고, 마늘 파종 끝내고 산수유를 따야지만 손길이 모자란다.
일흔이 넘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그 많은 농사일을 감당하기엔 버겁다.
오늘도 일흔을 훌쩍 넘긴 의성 김 할머니는 빵모자를 눌러쓰고 유모차에 의지하고 들로 나간다.
콩을 걷으려 나간다고 했다.
바람 조용한 어제 왔으면 좋았을 텐데. 혀를 끌끌 차며 유모차에 의지하여 들로 나간다.
태양이 산마루에서 한 뼘 남은 때 일흔을 갓 넘겨 나이가 더 어린 홍 할머니와 함께 유모차를 밀고 집으로 들어온다.
유모차 두 대의 귀가 길은 실버인구 증가의 현실을 보여주듯이 회색이었다.
태양광선이 두 노인을 가려 주었다.
태양이 렌즈에 바로 들어와서 사진 이미지가 뿌옇게 반사되었다.
하레이션(Halation)이라한다.
의외로 할머니들의 발걸음을 빨랐다.
유모차를 미는 걸음이 촬영하면서 뒷걸음질 치는 것 보다 빨랐다.
강한 바람에 무어라 말씀을 하시는데 들리지 않았다.
다행이 빨간 장갑 낀 손을 흔들어 주시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 셔터를 눌렀다.
비록 다리가 휘어지고 허리가 굽었지만 유모차에 얹은 손을 살짝 들어 손을 흔드시는 모습에 여유를 찾는다.
막상 움직이며 촬영하는 자세라 셔터를 마음껏 확보를 못했다.
감도 ISO 100, 셔터스피드 1/80, 조리개 f4.5로 설정되었다.
렌즈로 들어오는 강한 눈부심 현상에 모자와 어깨선으로 들어오는 빛만 남기고 모든 것이 뭉개져 버렸다.
하레이션은 렌즈를 통해 들어온 강한 빛이 CCD에 반사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 현상을 사진에 이용하는 기술도 있지만 가급적이면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현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렌즈 후드를 장착하고 촬영한다. 그렇지만 후드도 낮게 들어오는 태양광선을 온전히 피하기는 어렵다. 두꺼운 종이로 렌즈를 가려 주던가, 나무 기둥 그늘을 이용해 렌즈를 태양광선으로부터 피해 주는 요령을 터득해야한다.
급하게는 손이나 모자로 눈부심을 가려주는 것처럼 렌즈를 가려 주는 것도 하나의 처방이다.
포토삽의 레벨(Ctrl+L)을 이용해 뿌옇게 변한 이미지를 걷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느낌상으로는 하레이션이 있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지만은 대부분의 작가들은 하레이션이 없는 맑은 사진을 선호한다.
하레이션과 비슷하게 렌즈에 빛이 번지는 현상을 플레어(Flare)나 고스트(Ghost)라고도 한다.
사진에 대한 내용이 쌓이면 하레이션을 이용하고 플레어나 고스트를 응용해서 환상적인 사진을 만들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도 피사체를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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