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잘 찍는법

[스크랩] 사진 잘 찍는 법 기능 22 피사계심도 미리보기

jungbo(仲甫)중보 2013. 2. 11. 19:15

사진 잘 찍는 법 기능 22 피사계심도 미리보기

스포츠사진전문가 이주희

 

물에서 수제비 따 먹던 추억이 있다.

강물이 소리 없이 흐르는 수면 위로 작고 납작한 조약돌을 손에 들고 허리를 낮게 젖히면서 날쌔게 손을 날린다.

야구 투수가 공을 손가락으로 감아쥐면서 던지듯이 조약돌도 공이 되어 엄청난 회전을 그리며 물위를 난다.

물위에서 처음으로 튕겨지면서 반원을 그린다. 점 점 간격이 줄어들면서 휘어지는 속도도 이내 떨어진다. 세 번을 튕기고 네 번, 다섯 번......

숫자가 많아야 수제비를 잘 딴다고 했다.

어린 시절에 낙동강과 저수지, 그리고 개울가에서 물만 만나면 몸을 고르잡고 수제비를 따먹던 놀이였다.

 

밀양 부북면 위양지에 이팝나무 꽃이 피면 물안개가 피어나는 장면과 어울려 경치가 장관을 이룬다. 저수지 둑 방에서 해가 뜨기를 기다려 조용한 수면에 반영되는 모습을 잡는다.

철 이른 더위에 천둥번개가 몰아쳤지만 이내 비가 그친다는 일기 예보에 비온 뒤의 위양지를 찾았다. 전날 500원짜리 동전크기의 우박이 쏟아지며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었기에 저수지를 찾기가 조심스러웠다. 아직 모가 덜 자란 모판이 경운기에 실려 못자리 설치를 기다리고 있었다. 농로에 차량을 주차하면 피해를 줄까 걱정했지만 다행이 주차장을 넓게 만들어 주어서 편리하게 이용을 했다. 예상대로 이팝나무의 꽃은 절정을 이루었다. 아쉬운 것은 전날 내린 비가 너무 강했는지 산자락에 구름이 벗겨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안개가 솔솔 피어나는 저수지에서 정자에 앉아 수면을 한참 바라보았다.

조용한 수면에 수제비를 따 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러나 새벽 잠 설치며 삼각대를 설치하고 있는 분들을 생각하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마침 나뭇가지에서 물방울이 하나 떨어졌다. 조용한 수면에 파문이 일고 동그랗게 원을 그려나갔다. 동심원을 망원렌즈로 당겨서 촬영하면 좋은 그림이 될 것 같았다.

카메라를 들고 노출을 잡았다.

움직이는 물방울의 물체를 잡기에는 빠른 셔터스피드의 확보가 필요했다.

셔터스피드 우선(Tv)모드에 1/250셔터스피드를 설정했다.

노출을 측정하니 조리개의 수치가 개방(f2.8)에 가까웠다. 결국 감도 ISO400으로 설정하고

물방울이 만들어 주는 동심원을 따라 가면서 피사계심도 미리보기를 눌러보았다.

피사계심도 미리보기는 카메라 몸체에 부착된 조리개를 인위적으로 여닫게 만드는 기능이다.

카메라는 피사체에 초점과 노출을 맞추면 항상 조리개가 개방된 상태로 우리 눈에 들어온다.

그렇기 때문에 촬영 전에는 배경이 아웃포커스가 되어 흐려보였어도 조리개가 f5.6 이상 f8.0, f11.0 등으로 심도를 깊게 해주면 팬포커스가 되어 배경이 선명하게 촬영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촬영 전에 조리개를 선택할 때는 꼭 이 피사계심도 미리보기 버튼을 눌러보기를 권장한다.

반셔터를 눌러서 물방울 낙하지점에 초점을 맞추어 1/250, 조리개 f8.0으로 노출이 측정되었다.

화이트밸런스는 색감을 약간 차갑게 만들기 위해 캘빈온도 4200°K , 초점은 동체추적에 편리한 AI SERVO(AF-C) 기능으로 맞추었다.

 

기다렸다.

물방울이 수면에 떨어지는 순간을 추적하여 동심원이 더 넓게 퍼지기 전에 촬영을 끝내야 했다.

간간히 그리고 아주 빠르게 만들어지는 동심원에 잠시 빠져 들었다.

이팝나무와 물안개가 연출해 주는 위양지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한 겹 두 겹 번지는 파동이 물안개를 희롱하고 이팝나무 그림자를 어르는 는실난실한 풍경을 자아냈다.

 

그것은 자연이 만들어 주는 수제비였다.

출처 : 열린사진공간
글쓴이 : julee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