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사진 잘 찍는 법 촬영 실제 7 배경 살리는 법
사진 잘 찍는 법 촬영 실제 7 배경 살리는 법
스포츠사진전문가 이주희
한가위만큼은 풍성하다 했다.
가을 맞은 고향의 들녘은 배불러서 손을 뒷짐 진 아이들 표정이었다.
아이들 특유의 볼록한 배와 입가엔 ‘헤헤실실’ 번져 나오는 웃음의 길이었다.
나무엔 과일들이 어서 따 먹으라고 손짓하듯이 고운 색깔로 치장된 모습으로 얼굴을 내민다.
까치도 반기고, 까마귀도 얼싸 안으며 가장 속살 좋은 부분을 도리질 해 먹는다.
청설모도 소리 없이 호두나무를 타고 밤나무를 오르락 내린다.
감나무에 매달린 홍시를 두어개 따먹은 성질 급한 필자는 은행나무에 올라 나뭇가지를 턴다.
우두둑 떨어지는 것이 우박 내리듯이 내려앉는다.
한 나뭇가지만 털었을 뿐인데 한 양동이에 넘칠 정도다.
풍족한 가을이 흐뭇하지 않은가?
대관령에 첫서리 온다는 뉴스에 아직까지 색깔 좋은 고추밭으로 이끌려갔다.
겨우내 잡풀을 이겨낸 바닥에 깐 부직포를 걷어내고, 찜고추용으로 푸른 고추를 한 양동이 땄다.
가을 아니면 푸른 고추를 이렇게 많이 따지는 못할 것 같다. 빨갛게 익은 고추를 수확해서 김장용으로 마무리 한 여유 있는 고추 수확이다. 그렇게 보니 고추 농사가 아무리 길어도 몇 달 되지 않는다. 연약한 고춧잎은 날씨가 약간만 추워도 얼어 버려서 농사를 마무리하기 때문이다. 고춧잎은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밭에서 한바탕 이리저리 뛰어 다니면서 느낀 수확의 맛은 군불 지피는 연기에서 절정에 달했다. 서산에 해가 아직 남은 시간에 낮게 드리워진 햇살이 토해내는 연기의 긴 그림자는 밤을 따스하게 만든다.
고추 딴 망태를 손수레에 실어놓은 채 카메라를 찾았다.
굴뚝에서 솟아나는 연기를 역광으로 촬영했다.
광각렌즈를 사용해서 조리개를 f5.6정도만 설정해도 멀리 감나무의 모습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사진촬영에서 배경을 살리는 방법에서는 망원렌즈 보다는 광각렌즈가 압권이다.
배경이 살아 있느냐 희미하게 죽느냐가 문제이다. 이것을 심도(深度)라고 한다.
심도는 피사체의 이미지를 강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반면에 전체적으로 선명한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심도를 깊게 해서 전경과 원경이 동시에 선명하게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사진에서는 가까운 전경과 먼 거리의 원경까지 세세하게 묘사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초점이 맞는 이미지의 1/3부분이다. 이곳에 초점이 맞으면 전체적으로 초점이 맞아져서 이미지가 선명하게 보인다.
위의 사진에서는 연기가 나오는 굴뚝을 배경으로 고추망태를 실은 손수레에 초점을 맞추었다.
때마침 길게 드리운 해 그림자가 그림자를 길게 만들고 연기를 분산시켜서 굴뚝을 흐리게 만들었고 감나무의 한쪽을 적당히 흐리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굴뚝 아래 연기가 자욱한 화단은 희미하게 제 모습을 감추었다.
햇볕이 들지 않아서 어두운 부분이라 역광으로 촬영하면 가장 처리가 곤란한 부분이었다.
연기가 가려준 덕분에 전체가 무난하게 촬영되었다.
배경을 살리려면 심도의 변화를 알아야 한다. 심도의 변화는 몇 가지의 경우가 있다.
첫째, 렌즈가 결정한다.
50mm를 표준렌즈라고 하면 35mm, 24mm, 20mm로 초점거리가 짧아지면 광각렌즈라 한다. 초점거리가 짧은 광각렌즈는 근본적으로 깊은 심도를 가진다. 반대로 망원렌즈는 얕은 심도를 가진다.
둘째, 렌즈의 조리개가 결정한다.
렌즈의 조리개는 빛을 통과하는 구멍의 크기를 말하는데 f1.4를 대구경렌즈라 한다. 반면 f5.6렌즈는 보통 일반 초심자들이 사용하는 렌즈이다. 그렇기 때문에 렌즈 조리개의 구경이 큰 f1.4나 f2.8의 대구경 렌즈를 선호한다.
셋째, 카메라와 피사체와의 거리에 따라 결정된다.
피사체가 렌즈에 가까울수록 최단거리라 하여 심도가 가장 얕다. 쉽게 말해 배경이 흐려진다.
피사체와의 거리가 멀면 배경은 살아난다.
사진은 AWB, 감도 ISO 50, Tv(셔터우선)모드, 1/250, 조리개 f5.6, +1/3Stop으로 설정했다.
노출과다 보정은 햇살 받은 연기를 밝게 표현하기 위한 방법이다.
군불지핀 구들목의 따뜻한 느낌을 느껴 보았는가.
오늘 밤은 어머님과 함께 온돌방을 예약했다.